#007: 나의 2019년

2019년도 인보이스들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. 인보이스 한 장 한 장은 제가 만난 사람들, 그들의 사연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. 인생 접점에서 만난 스토리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. 알지도 못하는 타인들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닿아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저는 특별한 행운을 갖은 사람입니다. 사람들의 이야기는 겉 겹과 속 겹이 복잡하게 포개져 있습니다. 각 겹마다 진한 결도 있습니다. 그러니 어찌 제가 아무런 감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. 아무런 필터링 없이 현장에서 듣고 보게 되는 모든 일은 그 자체만으로 너무나 리얼합니다. 일이 끝나면 저는 수많은 생각과 인사이트들을 얻게 됩니다.

언제부터인가 생각이 도망가기 전에 잡아 두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. ✍️✍️✍️ 어렸을 적부터 저는 쓰는 데 욕심이 많았는데 성인이 된 지금도 글을 쓰면 마음이 풍족해집니다. 😊 무형의 에너지는 흐르지만 적는 순간 유형의 무엇이 되기 때문일까요.

일하는 중에 저란 사람은 없습니다. 타인의 목소리가 되는 것이 제 일이기 때문입니다. 학대하는 남편으로부터 도망치는 아내가 되었다가 바로 그 남편이 되기도 합니다. 성공한 CEO가 되었다가 사기꾼이 되기도 하고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가 정신과 환자가 됩니다. 동시에 여러 사람의 롤플레이를 하니 참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. 😅

몇 년이 지난 후 가끔 길이 다시 겹쳐지기도 합니다. 저는 일일이 다 기억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저를 꼭 알아보는데 어쩌면 그것은 제가 그들 삶의 가장 낮은 지점에 나타나 그 순간을 함께 해 준 사람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.

인보이스 한 장 한 장은 제가 만난 사람들, 그들의 사연,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. 한평생 다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하는 삶을 살다니 늘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.

2019년 스쳐 지난간 모든 것들은 제 안으로 들어와 살과 피가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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